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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낳았다고 이야기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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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애란 작성일06-05-15 21:19 조회2,5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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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낳았다고 이야기 해주세요"
우리 아이들에겐 엄마도 되고 선생님도 되어야 합니다
btn_send.gifbtn_print.gif텍스트만보기btn_blog.gif btn_memo_send.gif 장애란(janga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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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여름 해수욕장에서의 모니카
ⓒ 장애란

오늘은 스승의 날입니다. 거의 모든 학교가 쉽니다. 선생님들의 촌지 수수가 염려스러워

그렇다고 합니다. 동천의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장애인 중 장애가 아주 심한 아이들은

특수학교에 다니지만 통합교육이 가능한 학생들은 어린 아이들은 인근의 어린이집에,

초등학생은 인근의 연촌초등학교에 다닙니다. 중학생도 2명이나 됩니다.

처음에는 연촌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나 학생들이 혹시 왕따를 시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선생님들이 너무도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감싸 안으며 돌보아 주시고

아이들도 잘 적응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도 학교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지원을 하며 숙제나 공부에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돕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학교에 드나들 때 한 사람이 7명의 대표로 드나들면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결연가정을 만들어 결연사정의 엄마가 엄마의 역할을 하게 하지만

결연 가정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직원들이 그 역할을 합니다.

1학년인 초현이의 엄마역할을 하러 갔던 직원의 글입니다. 이 글을 통해 참 스승인 초현이

담임 선생님께 스승의 날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엄마의 역할

충실히 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천의집 모든 직원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두 사람만의 약속을 하였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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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여름 해수욕장에서의 초현이
ⓒ 장애란

이번 주 토요일 전 초현이의 엄마가 되어 수영 강습 지원을 갑니다. 초현이가 올해 일반

초등학교인 연촌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특수학교인 동천학교에 비해 엄마의 필요성이

더 많아졌습니다.

1학년이다 보니 아직 어려 다른 선생님과 함께 초현이와 모니카를 한 달간 등하교 지도도

해주어야했고 다른 학교와 달리 연촌초등학교는 수영장이 있어 한 달에 한 두 번 수영 강습

시간이 있어 수영지원도 해주어야 합니다.

수영하기 전 샤워와 수영, 강습 중에도 잠깐씩 지원이 필요하며 수영을 마친 후에는 샤워를

해주기 위해 엄마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초현이는 샤워하는 것도 서툴지만 수업 시간에

수영 강습이 있는 터라 빨리 샤워를 마친 후 다시 교실로 이동을 해야 하기에, 그리고

엄마들이 어찌나 많이 오셔서 참관도 하고 샤워도 해주시는지 초현이를 위해서

꼭 가야 합니다.

배식 당번도 1학년은 엄마들이 순서를 정해 급식 봉사를 해야 합니다. 초현이와 함께

입학한 모니카는 결연가정(부모가 없는 아이들을 한 가족과 결연을 맺어 집에도 데리고

가고 아이의 가족이 되어 주는 동천의집의 프로그램의 일종입니다) 엄마가 대신

다녀오셨는데 얼마나 예쁘게 하고 학교에 가셨는지 반 친구들이 '모니카'엄마'가

맞느냐고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수영 강습을 갈 때에는 평소처럼 편한 차림을 하고 갔었는데 배식당번이 되니

은근히 신경이 쓰였답니다. 그래서 저도 평소에 잘 하지않던 화장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펄이 들어간 립스틱까지 바르고 귀걸이에 목걸이까지 하고 갔답니다. 아침

출근 때는 여동생 네 집에 들러 꽃무늬 앞치마까지 빌렸답니다.

함께 배식을 해주던 어머니와 반 친구들이 저더러 '누구 엄마예요?'라고 물어보는데

'초현이 이모'라는 등 초현이 엄마가 아니라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하였습니다.

배식을 하고 나서 교실까지 청소한 후에 잠깐 담임선생님과 대화를 했는데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초현이의 반 친구들이나 엄마들도 초현이가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아라는 것을 아무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담임선생님께 앞으로 초현이 엄마로 학교에 다닐 것과, 담임선생님도 저를 초현이 엄마로

대하시겠다고 두 사람만의 약속을 하였습니다. 뒤돌아서는 저에게 '초현아'라고 부르시는데

저도 모르게 뒤돌아보니 담임선생님이 저보고 웃고 계셨습니다.

어른들께서 아이 가진 엄마에게 자식 이름을 부르시는 것처럼 저에게도 불러주시는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제때 결혼했으면 초현이 만한 딸이 있어 나도 학부모가

되어있을텐데. 초현이 담임선생님은 초현이를 많이 배려해주시며 학교에서 뵐 때마다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십니다.

반 친구 엄마에게도 "~엄마,~참 잘 키웠어요, 애가 참 반듯해요, 자기 할일은 알아서

잘해요, ~ 참 잘 키워줘서 고마워요"라며 참 기분 좋은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 분입니다.

초현이 일로 학교에서 뵐 때 '참 고마워요'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인데 제가 도리어 고마움을 느낍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 정혜인



엄마도 되고 선생님도 되어야 합니다

며칠 전 어버이날 이야기입니다. 그 날은 우리 아이들이 백송이의 카네이션을 만들어 나이가

40세가 넘은 직원들에게는 엄마, 아빠로서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어버이은혜' 노래를

불러드렸습니다. 40세 미만의 직원들에게는 선생님으로 스승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 드리는 행사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어떠한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며 카네이션을

만들고 달아주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꽃을 가슴에 다는 우리들은 코끝이 찡해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린이날도 있고, 어버이날, 성년의 날, 스승의 날도 있습니다.

어린이날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맛있는 피자나 케이크 등을 사주며

환심을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5월8일 어버이날이 되면 행여 상처를 받을까 먼저 아이들의 눈치를 봅니다.

정신지체장애인 생활시설 동천의집에 사는 정신지체인들은 대부분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시설에서 생활을 하였던 성인들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지만 아직 어린 학생들은 왜 엄마가 없는지, 방에서 자신들을 돌보는 직원 엄마들이

자신들을 낳지 않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만 왜 이들이 자신들을 낳지 않았는지 이해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모니카는 어린이집에 다닐 때 어린이집을 다녀와서는 방의 엄마에게

"어린이집에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우리는 아빠의 정자와 엄마의 난자가 엄마 뱃속에서

합해져서 엄마 뱃속에서 오랫동안 있다가 엄마가 낳아주면 '응애'하고 울면서 엄마 뱃속에서

나오는 거라고 하셨는데 엄마가 나 낳았지요?"라고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그때 그 아이의 눈빛은 "제발 나를 낳았다고 이야기 좀 해 주세요"라는 것 같아 눈물을 감추며

끌어안고 "그래 내가 너를 낳았지 낳았고말고"라고 했다는 직원의 말을 들었습니다. 그 후로도

시간만 있으면 모니카는 자신을 낳았음을 확인하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니카도 방의 엄마가 자신을 낳지 않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소원이기에

그렇게 되고픈 것이지요. 우리 직원들은 엄마도 되고 선생님도 되는 5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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