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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밖에서 본 큰엄마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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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문 작성일05-10-28 16:13 조회2,3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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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제15회 아산사회복지상 .

복지공로상 박춘자 동천의집 조리원

2003awa9.jpg 동천의집 큰 엄마
아침 6시 30분이면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동천의집 현관문을 제일 먼저 힘차게 열어젖히고 들어오는 분이 있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주방에 들어가 1백50명이나 되는 대식구들의 아침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박춘자 씨가 그 주인공이다.


1977년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조리일을 시작해 예순이 넘은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자신의 집보다 더 훤하게 안다.


“지금은 정말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가스불이 아닌 연탄불로 아침밥을 지으려면 새벽 3시부터 서둘러야 해요. 아침밥이 끝나면 금방 점심시간이 다가오죠. 그리고 다시 저녁밥을 짓고 나면 저녁 7시가 훌쩍 넘어요.” 하루 16시간 동안 잠시도 쉴 틈 없이 조리일을 하면서 위생에 만전을 기한 덕에 그동안 동천의집에서는 단 한 건의 식중독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장애인의 식사는 일반인의 식사와는 달리 세심한 주의와 정성을 요하기 때문에 장애인을 직접 돌보는 보육사와 조리원들 간의 잦은 마찰이 발생한다.


그러나 장애인의 특성과 입맛에 맞는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애쓰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동천의집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동천의집에서 생활하는 1백명의 장애인과 50명의 직원들은 박춘자 씨를 큰엄마라고 불러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식사뿐만 아니라 언제나 푸근한 얼굴로 모든 사람을 대해 주시기 때문이죠. 또한 자원봉사를 오시는 분들에게도 친절하고 편하게 대해 주시기 때문에 주방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요.”

동료들이 바라보는 눈길이 이처럼 따사로운 것은 그녀의 타고난 성품 탓도 있지만 이제는 동천의집을 자신의 집보다 더 편하게 느낄 정도로 동천의집 터줏대감이 되어 버린 세월의 경륜이 자연스레 배어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2003awa9-1.jpg
2001년 여름에는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달 동안 입원한 적이 있는데 완치를 위해서는 좀더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충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깁스를 한 채 출근하여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 식구들이 있기에 올해로 예순 셋인 그녀는 정년을 넘겨 퇴직을 해야 하지만 자신의 빈 자리를 대신할 사람이 없어 계약직으로 계속 일을 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기서 장애인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싶어 하는 그녀는 오늘도 앞치마를 두르고 식사준비를 하기 위해 주방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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