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의 집' 가족들의 1석 3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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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애란 작성일05-10-18 16:25 조회3,002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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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연휴를 이용해 동천의집의 공동생활가정인 배움터 2호와 3호는 연합으로 1석3조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통해 이웃 간 친목도 다지고, 연휴도 즐기고, 주말농장도 가다는 의미에서 1석3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저에겐 1석 4조의 여행이었습니다. 차량봉사도 하고 연휴도 즐기고 아이들과 좋은 만남도 가지고 교사들의 사기도 북돋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늘 친하기 지내는 2호와 3호 아이들과 선생님들이라 친목도모라는 말이 새삼스럽지만 이번 기회로 더욱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수종사'라는 고찰을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길이 좀 험해서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영수에겐 무리이다 싶었지만 영수는 꿋꿋하게 잘 올랐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영수의 손을 놓지 않은 소령이가 없었다면 영수는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힘들어하자 담당 교사가 1등으로 올라가는 사람에게 음료수를 준다고 이야기 하지만 아이들은 들을 척도 안합니다. 선생님이 작전을 바꾸어 꼴지 한 사람이 음료수를 사야한다고 말하자 아이들의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옛날 절에 온 듯한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수종사와 수종사에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는 인생의 덧없음을 잠깐 느끼게 해줍니다. 경치가 빼어난 양수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전통찻집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차향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교회에 나가기 때문에 절에서 식사를 해본 경험이 없는 내게 절에서 제공한 비빔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비빔밥을 먹고 나오며 소령이가 심각한 얼굴로 묻습니다. '왜 비빔밥에 계란반숙이 없어요?'
절에서 내려와 서울종합촬영소를 구경하러 갔습니다. 옛 종로거리를 재현해 놓은 곳에서 도자기 체험을 했는데 도자기를 만드는 아이들의 표정이 예술입니다. 영상예술관에서 관람한 입체 영화를 보며 우리는 눈앞으로 달려드는 비행기와 총알을 피하느라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손으로 막기도 했습니다.
동천의 집에선 양수리 두물머리에 다섯 평의 주말농장을 만들어 공동가정 네 집이 한달에 2번 두 집씩 번갈아가서 채소를 심어 가꾸고 수확을 합니다. 벌써 3년째인지라 거의 농사꾼 수준이 된 가족들은 풀 뽑고 물주고 상추와 쑥갓을 솎는 일을 능숙하게 합니다. 수확된 채소는 네 집이 나누어 먹고도 남아 동네의 미장원, 슈퍼, 이웃집에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양평 문호리의 콘도에 숙소를 정하고 주말농장에서 뜯어온 상추와 쑥갓, 숯불구이 삼겹살로 맛있는 저녁을 먹은 후 빙고게임을 하며 우의를 다졌습니다.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는 마현마을의 다산 정약용선생의 생가에 들렀습니다. 월요일은 휴관이라는 말을 듣고 실망을 했지만 팔당 상수원과 근처의 전원주택 등을 돌아보며 그림 같은 집도 좋지만 행복한 집이 더욱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산 생가 앞에는 관람객을 위해 얼굴을 넣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저마다 맘에 드는 사람하고 찍고 싶은데 키 크고, 잘 생기고, 직장도 좋은 소령이가 단연 인기입니다. 좋아하는 소령이와 사진을 찍게 되어 행복하기만 한 은영이, 소령이는 여자들로부터 너무 인기가 많아 벌써부터 인기관리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들이 사는 그룹의 선생님은 언젠가부터 조금씩 우울증에 빠진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그 우울증의 실체를 알았다고 합니다. 평소 언어가 되는 가족이 소령이 밖에 없어 말을 잘 안하다보니 약간의 우울증이 생겼었던 것 같다고 합니다. 5월에는 우리가족들에게도 큰 일이 많았습니다. 맹장수술이 2건, 일하다 손가락을 다쳐 열댓 바늘을 꿰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혼이라는 좋은 일도 있었지요. 이 모든 일의 중심에 24시간동안 동고동락하며 가족들을 돌봐주고 있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건 인간의 마음속에 인간을 사랑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자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이러한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로 남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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