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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은아 작성일06-04-21 22:15 조회2,203회 댓글1건

본문

우선 문이 열린

새장을 하나 그리세요

그 다음

무언가 예쁜것을

무언가 단순한 것을

무언가 쓸 만한 것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그리고 나서 그 그림을 나무에 걸어 놓으세요

정원에 있는

또는 산 속에 있는

어느 나무 뒤에 숨겨 놓으세요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꼼짝도 하지 말고.....


때로는 새가 빨리 오기도 하지만

마음을 먹기까지에는

오랜 세월이 걸리기도 하죠

용기를 잃지마세요

기다리세요

그래야 한다면 몇 년이라도 기다려야 해요

새가 빨리 오고 늦게 오는 건

그림이 잘 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새가 날아올때엔

혹 새가 날아온다면

가장 깊은 침묵을 지켜야 해요

새가 새장 안에 들어가기를 기다리세요

그리고 새가 들어갔을 때

붓으로 살며시 그 문을 닫으세요


그 다음

모든 창살을 하나씩 지우세요

새의 깃털 한끝도 다치지 않게 말이죠

그리고 나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골라

나무의 모습을 그리세요

새를 위해..


푸른 잎새와 싱그러운 바람과

햇빛의 반짝이는 금빛 부스러기까지도 그리세요

그리고 여름날 뜨거운 풀숲 벌레들의 소리를

그리세요


이젠 새가 마음먹고 노래하기를 기다리세요

만약 새가 노래하지 않는다면

그건 나쁜 징조에요

그 그림이 잘못 되었다는 징조죠


하지만 새가 노래한다면 그건 좋은 징조예요

그러면 살며시 살며시

새의 깃털 하나를 뽑으세요

그리고 그림 한 구석에 당신의 이름을 쓰세요

-쟈크 프레베르 ( Jacques Prevert )

이 글을 보면 순금씨가 생각납니다

그래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그림 한 구석에

스스로 이름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

조성미님의 댓글

조성미 작성일

하루가 또 하루
한달이 또 한달
1년이 또 1년
그렇게 시간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흐르는 시간 속에 더 발전하는  우리가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누보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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