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의집 친구들의 작은 나눔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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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진숙 작성일11-08-17 18:19 조회4,602회 댓글1건본문
지난주 부슬부슬 비가 내렸던 금요일!
동천의집 고등부에 재학중인 청소년 친구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저희들이 간 곳은 성북구에 있는 장애아동시설로 식사보조 및 놀이봉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늘 사랑과 도움을 받던 친구들이 이젠 너무나 받기만한 사랑 되돌려 주고, 나눔이란 의미를 알고자 여름방학 중 전환기교육 프로그램으로 봉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솔직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봉사한다는 것에 의문과 염려로 봉사를 의뢰하는 기관에 조심스럽게 부탁하여 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하는 저 또한 저희 친구들이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 걱정과 긴장, 혹여나 봉사기관에 폐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참으로 우려되었습니다. 그러나 봉사하면서 저희 친구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 다가가고, 마음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뭉클하고 찡하던지.... 울컥하는 마음 진정하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릅니다.
현재 고3인 우리 다은이는 어린동생이 울고 떼를 쓰는 모습을 보이자 “왜? 화났어. 왜~ 그래
요. 우리 이쁜 동생”하면서 어르고, 식사시간에 밥을 먹여주면서 한입 먹으면 “아유~ 우리 아기 잘 먹는다~ 아주 이뻐요♥”하며 어른들이 아이를 달랠 때 입술을 내밀며 쮸쮸하는 소리를 내면서 너무 사랑스런 얼굴로 대하는 모습에 참 많이 놀랐고 봉사기관에 근무하는 선생님들도 놀라시면서 너무 잘한다는 칭찬에 긴장하고 걱정된 마음이 한순간 싹~사라졌습니다.
고3인 우리 이슬이는 한참을 고개를 숙이며 반응이 없는 아이를 지켜보다가 본인에 핸드폰을 꺼내 신나는 댄스음악을 들려주자 반응이 없던 아이가 고개를 들고 손가락을 움직여 핸드폰을 귀에 대고 눈을 깜박이며 웃는 모습을 보이자 서로 얼굴을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며 좋아합니다. 아이에 마음을 읽는 우리 이슬이 정말 센스있습니다.
고3인 우리 수미는 어린동생의 마른 다리를 안쓰러워하며 다리 마사지가 아이들에게 좋다고 하자 쉬지 않고 계속 마사지를 하는 모습이 참 기특했습니다.
고3인 우리 은혜는 워낙 말이 없는 친구인데 알아듣기 힘든 동생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면서 말을 걸고 대답하고 마사지해주며 아프지 않냐고 걱정하면서 묻고 또 묻습니다.
고2인 우리 세진이는 다른사람에게 의지하는 면이 있어 걱정을 했었는데, 세상에나~ 휠체어에 앉아 있는 동생에게 밥을 먹이는 40분여 동안 앉지도 않고 밥이 뜨거워 데일가봐 밥을 입으로 후~후~ 불어가면서 먹여주는 모습에 너무 너무 놀랐습니다. 더욱이 그 동생이 음악치료 수업을 간다고 하자 그 동생을 치료실에 데려다주고 와서 걱정이 됐는지 다시 그 치료실에 가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정말이지 우리 세진이가 새롭게 보이고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고2인 우리 영조는 누워있는 동생의 발을 마사지하면서 웃어주고, 동생이 식사하는 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계속 닦아줍니다.
고1인 우리 찬미는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고 동생이 머리와 옷을 당겨도 싫다는 내색하지도 않고 그저 웃으면서 힘든 장난을 다 받아줍니다. 둘이 어찌나 닮았던지.... 정말 잘 어울리는 남매 같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희 직원들이 괜한 걱정과 염려를 했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그 아이들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나누는 법을 더 잘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봉사활동을 마치면서 서로 안아주고, 손잡고 인사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 친구들이 말합니다. “마음이 안 좋아요.” “눈물이 나와요“. ”다시 봉사활동하고 싶어요“. ”집에 가면 생각날 것 같아요“ ”기도해줘야지“ 하며 자신들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비록 봉사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했지만 우리 친구들에게는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저희친구들과 다시 봉사가기로 약속했구요. 우리들의 작은 나눔, 실천하는 사랑 지켜봐주세요~ ♥